[언론보도_NBN TV] [기업처벌 공화국] '무소불위' 금감원 감독권한 독점에 STX·비덴트 소액주주 피해 확산...공공기관 재지정 되나
2026.01.20
[기업처벌 공화국] '무소불위' 금감원 감독권한 독점에 STX·비덴트 소액주주 피해 확산...공공기관 재지정 되나
- 공공기관운영위, 이달 말 금감원 재지정 여부 결정…17년 만에 외부 통제 논의 재점화
- STX·비덴트 주식 거래정지로 드러난 감독 권한 독점 구조…소액주주 피해만 확산
- 소명·재검증 절차 논란에 한은 인력 교류까지 겹쳐…금감원 리더십·책임론 부상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2025년도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최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금융감독원을 다시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STX와 비덴트 사태를 둘러싼 논란은 이제 개별 기업의 제재 적정성을 넘어, 한국 금융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구조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1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말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어 금융감독원이 17년 만에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될지 결정된다. 앞서 당정은 지난해 9월 발표한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에서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을 공식화하면서 막강한 검사, 감독 권한을 지닌 금감원에 대한 외부 통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여부는 매년 1월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판단한다. 최근 이 논의가 다시 부상한 배경에는 감독 권한이 한 기관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STX와 비덴트처럼 금감원의 판단이 사실상 최종 결론처럼 작동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현행 감독 체계에 대한 제도적 재검토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 금융감독원 감독 권한 통제 부재에 소액주주만 ‘피눈물’
STX와 비덴트에 대한 제재 과정은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가 사실상 모든 판단의 출발점이 되는 구조를 여실히 드러냈다.
STX의 경우 회계 처리와 관련해 대표이사의 고의나 지시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금감원의 판단은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곧바로 제재로 이어졌고, 이후 한국거래소의 주식 거래정지까지 연결됐다. 결국 그 피해는 소액주주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법원이 제재 효력정지를 결정하며 금감원 판단에 제동을 걸었지만, 시장에서 발생한 피해는 이미 되돌리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의 조사·판단 권한을 견제할 수 있는 실질적 장치는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덴트 역시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 비덴트는 회사의 빗썸홀딩스 주식을 강종현 씨 개인 자산으로 보고 내려진 추징보전 결정때문에 지난 2022년, 23년 감사보고서가 '의견거절'을 받으며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당시 비덴트 역시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추가 기간을 부여받고 제3자 이의의 소 승소를 통해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였으나 불과 며칠 뒤 개최된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이뤄졌다.
이 같은 구조는 “금감원의 판단이 곧 제재가 되고, 그 제재가 시장 질서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외부 통제는 충분한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STX와 비덴트 사태는 바로 이 질문을 현실로 끌어올린 사건으로 꼽힌다.
◆ 감독 권한을 둘러싼 한은과 인력 교류 논란…조직내부 혼란에 리더십 논란도 겹쳐
금감원장이 언급한 한국은행과의 인력 교류 방안 역시 논란을 키우고 있다. 단순 파견이 아니라 소속 자체를 맞바꾸는 방식이 거론되면서, 전례 없는 감독 권한 재편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은 감독 체계 개편 논의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핵심 권한인 금융회사 단독 검사권을 요구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인력 교류 언급은 양 기관 간 감독 권한을 둘러싼 미묘한 힘겨루기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진다.
STX, 비덴트 사태처럼 감독 판단 하나로 기업의 존립과 시장 질서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감독 권한의 배분과 통제 문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 제재 과정 중 충분한 소명·재검증 절차 미보장 논란
STX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 과정에서 STX가 사실관계를 충분히 설명하고, 그 설명이 독립적으로 검증될 기회를 가졌는지 여부다. 금융당국은 회계 판단의 문제를 중대한 위반으로 규정했지만, STX 측은 회계 기준 해석과 판단의 차이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 그럼에도 조사와 심의는 빠르게 진행됐고, 제재의 강도는 단계적으로 확대됐다.
회계 분쟁에서 기업의 방어권을 뒷받침해야 할 회계법인의 역할 역시 구조적으로 제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계법인들이 금융감독원의 직접적인 감독 대상에 놓여 있는 현실에서, 조사 대상 기업을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기업은 회계 전문성을 갖춘 외부 조력자의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려운 구조에 놓이게 된다.
이의신청과 소송 절차에서도 방어권 보장의 한계는 반복적으로 드러난다. 증선위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은 다시 금감원으로 환류되는 구조 속에서 형식적인 절차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STX 사례에서도 이의신청이 진행되는 동안 기존 결정을 전제로 한 후속 절차가 그대로 진행되면서, 결과가 이미 정해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비덴트는 소송을 진행하며 추징보전 판결을 완전히 뒤집는 내용으로 승소했다. 감사보고서도 기존 '의견거절'에서 '적정'으로 재감사보고서가 발행돼 상장폐지 사유를 완전히 해소했지만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내린 상장폐지 결정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이 진행되고 있어 해당 소송이 마무리 되어야 거래재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잘못된 추징보전 판결만을 근거로 성급히 감사의견 ‘거절’과 상장폐지를 결정한 회계법인과 한국거래소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 감독 권한 독점 구조에 사후 구제 한계가 드러나…공공기관 재지정 논의로 확산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는 존재하지만, 이들 기구가 금융감독원의 판단을 실질적으로 재검증하는 견제 장치로 기능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감리위원회는 의사록조차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논의 과정 자체를 검증하기 어렵고, 증선위 심의 의사록 역시 상당한 시차를 두고 일부 내용이 삭제된 형태로 공개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구조에서는 조사 주체인 금융감독원이 쟁점 설정과 논리 구성을 사실상 독점하게 되고, 판단은 특정 프레임에 종속될 위험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제재가 선행되고, 이후 법적 다툼을 통해 다툴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는 시장 피해가 먼저 발생한다. 주식 거래정지와 상장 유지 불확실성은 즉각적으로 기업 가치와 주주 신뢰를 훼손하고, 이후 사법 판단을 통해 제재의 문제점이 확인되더라도 이미 발생한 피해는 회복이 어렵다”며 “이번 STX 사태는 이러한 사후 구제 중심 구조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2026.01.19 NBN TV 이승익 기자 lsi59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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